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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240422 - 4월, 비수기의 교토 여행

케이지A 2024. 5. 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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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삿포로] 240418 - 4월, 비수기의 삿포로 여행

5월 27일 군입대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일본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삿포로로 떠나서 오사카에서 돌아오는 일정으로, 비수기인 4월이라 왕복 비행기값과 숙소비를 굉장히 저렴히 짤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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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 비수기의 삿포로에서의 여행기를 마치고 교토로 이동하여 3박 4일을 보냈습니다. 아래는 그 내용을 기록한 여행기입니다.

 


1일차

 

 1일차에 간사이 공항에 도착하여 교토역 근처 숙소까지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3박 4일동안 묵었던 숙소는 APA 호텔 교토 에키히카시입니다. APA 호텔은 어느 지점을 가더라도 늘 일정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특별히 좋다거나 한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침대 배게들 중 하나가 커버에 검은 얼룩이 묻은 상태였어서 위생 부분에 있어 조금 감점요소가 있었습니다. 교토역에서 걸어서 5분, 뛰면 3분 정도에 도착할 수 있을만큼 가깝기 때문에 위치적으로는 최고입니다.

 1일차 저녁은 긴 이동시간으로 인해 피곤했던 관계로 숙소 바로 앞 요도바시카메라 건물의 식당가에 입점한 고베 모토마치 도리아의 오므라이스와 데미그라스 햄버그 세트입니다.

 오므라이스 위에 햄버그가 올라가있는 모습인데, 그 위에 라클렛을 추가주문 했습니다. 정석적인 데미그라스 소스의 맛이지만 그렇기에 평범하게 맛이 좋았습니다. 뜨거운 햄버그 위에 올린 라클렛이 조화가 괜찮아 시키길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햄버그도 무난히 맛있는 맛이었습니다. 요리를 담은 저 철판 덕에 오래도록 따듯하게 먹을 수 있고 외형적으로도 포인트가 되는거 같아 호평할만한 부분입니다.

 후식으로 주문한 망고 파르페입니다. 아래 시리얼을 깔고 위에는 우유 아이스크림과 망고가 얹혀 있습니다. 맛은 특별한데 없이 무난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늦게까지 운영하는 관광지를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교토의 관광지는 대부분이 신사 혹은 사찰이기 때문에 늦게까지 운영하는 곳은 극히 드뭅니다. 애초에 일본이 늦게까지 영업하는 식당이나 가게조차 많지 않기도 합니다.

 교토에서 늦게까지 운영하는 몇 안되는 관광지 중 하나인 야사카 신사입니다. 기온 거리 근처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신사에 대해 자세히 알고 방문하지는 않고, 그 분위기만 즐기는 편이기에 야사카 신사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대부분의 신사가 문을 닫는 5시, 6시 이후에도 늦게까지 운영하는 신사이기 때문에 저녁에 시간이 남는 분들께 가보시는걸 추천드리겠습니다. 좋은 위치와 영업시간이 아니라면 특별히 방문할 이유가 있는 신사는 아니었습니다.

 야사카 신사 정문 맞은 편의 기온 거리입니다. 이른 시가에 방문하면 이 곳에 다양한 상점가가 쭉 늘어서 있기 때문에 기념품을 사거나 당고 등의 군것질을 하기 괜찮습니다. 저는 여기서 무인운영 중인 갓챠(캡슐뽑기)샵을 구경하고 이동했습니다.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던 중 발견한 치이카와 굿즈샵입니다. 익스테리어가 귀엽게 되어있는 건물이라 찍어보았습니다.

밤의 후시미 이나리 신사입니다. 교토에서 가장 유명한 신사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유명한 곳인데, 산을 따라 쭉 늘어선 붉은 토리이 행렬이 유명한 신사입니다. 이 곳은 24시간 운영이기 때문에 아주 늦은 시간에도 방문하실 수 있습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마스코트, 붉은 토리이 행렬입니다. 중간 중간 랜턴이 있기 때문에 여기서 길을 잃거나 할 일은 없지만 어딘가 음산한 기운이 감도는 곳이었습니다. 제가 이 사진을 찍은 위치까지만 해도 관광객들이 몇명 정도 있었습니다.

 다만 이 위치까지 오니 이 광경을 보고 저처럼 다들 겁을 집어먹은 것인지 인기척이 끊겨 저도 발걸음을 돌려 숙소로 향했습니다.

 숙소로 복귀하면서 숙소 앞 패밀리마트에서 구매한 UFO 야끼소바와 기린 캔맥주, 그리고 미타라시 당고입니다. UFO 야끼소바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일본의 컵라면 중 하나인데, 가게에서 먹는 야끼소바보다도 ufo의 맛을 더 좋아할 정도입니다. 맛 자체는 다르지만 약간 짜파게티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되겠습니다. 미타라시 당고는 마치 꿀을 입힌 것 같은 겉모습과는 다르게 달콤 짭짤한, 흔히 말하는 단짠단짠의 맛입니다. 당고는 일본의 떡들이 그렇듯 한국의 떡보다 좀 더 물컹거리는 식감입니다. 전에 친구들과 함께한 일본여행에서 친구들은 별로라는 평이 많았으나 저는 굉장히 좋아하는 간식입니다. 편의점 당고도 맛있기는 하나 기회가 되시면 가게에서 파는 따끈따끈한 녀석으로 드셔보시면 좋겠습니다. 나고야에서 먹었던 당고만 못했지만 여전히 맛있었습니다.


2일차

 

새벽까지 야식과 함께 유튜브를 보느라 늦게 기상한 저는 청수사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 사진을 찍고 얼마 안 가 깨달은 것이, 청수사는 일본어로 기요미즈데라, 즉 제가 이미 지난 교토 여행에서 방문하여 이번 여행에서는 방문할 예정에 없었던 신사라는 것입니다. 한자 명칭과 헷갈려 엄한 곳을 와버렸는데, 이미 기요미즈데라 본당쪽으로 입장해버린터라 어쩔 수 없이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지난 여행에서는 해가 지고 방문했기 때문에 느낌이 조금 다르기는 했습니다.

 기요미즈데라는 늘 사람이 정말 많습니다. 저녁 시간에 와도 마찬가지였는데, 폐장시간에 다다르면 저 물을 받기 위한 줄이 조금 짧았긴 했던거 같습니다. 지난번에는 저녁에 방문해 사진에 청수사 무대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지 않아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사람이 많은 것 빼고는 무대의 모습이 잘 담겨 좋았습니다. 

 기요미즈데라에서 나와 방문한 우동 전문점 오멘입니다. 오멘 냉우동을 시켰고, 면과 면을 담가먹을 소스, 혹은 국물 같은 것이 나옵니다. 처음 나올 때는 아무것도 올려지지 않은 채로 나옵니다만, 취향에 맞게 깨와 사진 상단에 보이는 야채들을 올려 함께 먹도록 안내 받았습니다. 면 자체는 탱글탱글하니 맛있지만, 다소 심심한 맛이었습니다. 사진은 남아있지 않지만 함께 시킨 시메사바(고등어초절임) 봉초밥은 맛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보기 어려운 음식이다 보니 오랜만에 먹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식당에서 나와 근처 가모 강을 보며 잠시 휴식하다가 다음 행선지로 이동하였습니다.

 이렇게 교토 시내에서 좀 멀어져 산 중턱까지 열차를 타고 들어가면

 기후네 신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기후네 신사는 가는 길이 꽤나 번거로운데,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다가 다시 열차를 타고 이동하고 다시 내려서 간격이 긴 버스를 이용해야 합니다. 내려서도 조금 걸어올라가야 하는데, 걸어올라가다 보면 고즈넉한 분위기의 상점들이 여럿 있고, 다소 늦은 시간(오후 5시)에 방문하여 그런지는 몰라도 상점 문은 거의 닫혀있었습니다만, 느낌상 나가시 소멘을 파는 식당들도 있는 듯 하였습니다. 교토에 머무는 내내 교토 전역에 부슬비가 내렸는데, 산 중턱에 위치한 이 신사는 비가 오니 오히려 신록(新綠)이 돋보이는 풍경을 볼 수 있었습니다. 또 무성하게 자란 나무들 덕에 전체적으로 그림자가 쳐저있어 어딘가 음산하기도, 고즈넉하기도 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기후네 신사는 신사를 올라가는 짧은 계단을 따라 설치되어있는 등롱으로 유명하기도 한데,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토리이 행렬만큼이나 아름답고 일본적인 느낌을 주는 설치물이었습니다.

 또 특이하게 이곳의 오미쿠지는 굉장히 특이한데, 물의 신이 깃든 신사답게 운세 종이를 신사 내에 있는 수로에 띄워 나타나는 글씨로 운세를 점치는 방식입니다. 운세 글자가 물에 젖어야지만 나타나는 방식인데, 저는 길(吉)을 뽑아 묶어두지는 않았습니다. 

 해가 살짝 질 때 쯤 방문한데다가 날씨가 흐렸고, 신사에 전체적으로 그림자가 들어있어 사진들이 다소 음산하게 찍혔고, 실제로도 살짝 그런 분위기가 있지만, 기후네 신사는 제가 이번 교토 여행에서 방문한 곳 중 최고의 장소였습니다. 대단히 일본적인 등롱들, 특색 있는 오미쿠지, 아름다운 5월의 신록과 부슬비가 합쳐져 주는 느낌들이 이 장소에 매료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 곳의 아름다움에 반해 평소에는 구매하지 않는 신사의 부적과 엽서, 애마까지 구매하였을 정도였습니다. 교토 시내와 다른 관광지들과 동떨어져 있고 이동시간이 오래 걸리지만, 이 곳은 반드시 방문하라고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이동시간 때문에 관광객이 많지 않은 것도 장점입니다. 다만 산에서 역까지 내려오는 버스가 오후 6시 즈음에 끊기니 시간을 잘 숙지하시기를 바랍니다.

 참고로 가을에 단풍이 흐드러지는 시기에는 기후네 신사 근처 역까지 가는 열차에서 아름다운 단풍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을 방문도 강력히 추천드리겠습니다. 다만 이 시기 방문하시면 관광객이 많을 수 있습니다.

 기후네 신사에서 다시 교토역 근방으로 복귀하던 중 겪은 일입니다. 교토에서의 이동은 대부분 버스를 이용하시게 될텐데, 여러분들은 항상 교통카드에 충분한 잔액이 들어있는지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혹은 알맞은 금액의 동전이 있는지도 확인하시면 좋겠습니다. 저는 230엔의 교통비를 내기 위한 적절한 동전들이 없어 530엔을 내고 100엔짜리 거스름돈을 예상했지만, 버스기사분은 기계를 마구 누르더니 저에게 10엔 동전 30개를 선물하셨습니다. 덕분에 저는 빵빵해진 동전지갑을 찰랑거리면서 들고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항상 교통카드 잔액을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저녁식사를 위해 방문한 도미라멘으로 유명한 라멘 니시키입니다. 구글맵 평가가 상당히 괜찮아 방문하였습니다. 도쿄에서 시오라멘에 대해 좋은 기억이 있어 이번에도 시오라멘으로 주문하였습니다. 라멘에는 도미와 차슈가 올라가 있는데, 이 도미가 기름지고 살이 씹는 맛이 있어 좋았습니다. 차슈도 맛있었지만 도미가 조금 더 기억에 남았습니다. 라멘은 시오라멘이다보니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하게 좋은 맛이었습니다. 국물까지 전부 마셨습니다. 다만 주의할 점은, 7명이 앉을 수 있는 카운터석이 전부이고, 일하시는 분이 두 분 밖에 없다보니 회전율이 좋지 않습니다. 저는 마감시간 40분 정도 전에 방문했는데, 저를 마지막으로 손님은 더 이상 받지 않았습니다. 앞에 손님들은 모두 서양인들이었는데, 대가족 단위로 온 손님들이었고, 주문부터 식사를 마치는 데에 매우 오랜 시간이 걸려 안 그래도 좋지 않는 회전율이 더 안 좋아진 상황이었습니다. 관광객들도 많이 방문하는 식당으로 보이니 긴 웨이팅을 감안하시길 바라겠습니다. 그래도 맛은 굉장히 좋았습니다.

 

 편의점에서 야식으로 사온 음식들입니다. 호로요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지만 라멘을 먹으며 맥주를 이미 마셔 사왔습니다. 와인 같은 맛을 기대했지만 그렇지는 않았습니다. 너겟과 감자칩은 무난한 맛이었습니다. 하지만 저 반~완숙계란이 들어있는 주먹밥은 굉장히 제 취향인 맛이었습니다. 짭짤한 간장 맛에 부드럽고 진한 계란 노른자가 좋았습니다. 꼭 한번씩 드셔보시면 좋겠습니다.


3일차

 

 4일차는 사람이 많아지기 전 이른 아침부터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 방문했습니다. 오전 6시 즈음 방문했고, 이제 막 사람들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는 시간이었습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의 상징, 토리이의 행렬입니다. 이 붉은 토리이가 후시미 아니라 신사의 끝, 산 정상까지 이어져 있는 장관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명확한 일본스러움 덕분에 이 곳은 아마 서양인 방문객이 가장 많은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확실히 이 토리이 행렬이 주는 감동이 있습니다. 지난 여행에서 방문한 곳은 다시 안 가려고 했지만 이 후시미 아니라 신사만큼은 다시 방문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5월의 신록에 대비되는 이 붉은 토리이와 나무에 의해 생기는 그림자가 기후네 신사와 비슷한 어떤 일본스러운, 마음이 차분해지는 느낌을 줍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가 펼쳐져있는 산을 오르다보면 이런 전망대 비슷한 곳이 있습니다. 평소라면 이 교토의 전망을 찍기 위한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이날은 조금 다른 곳을 찍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사진에서 뭔가가 눈에 밟힙니다.

 이 날은 왠 고양이 한마리가 저 높은 토리이 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전망대에 있던 사람들이 이 고양이를 찍기 위해 카메라를 향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산을 올라갈 때는 이 고양이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사람들이 왜 어정쩡한 위치에서 사진을 찍나 싶었는데, 내려올 때 이 고양이를 발견하였습니다. 이 지점을 지났다가 다시 이 지점으로 돌아오기까지 1시간 이상이 걸렸는데도 여전히 낮잠을 자는 고양이의 여유가 정말 부러웠습니다.

 다시 신사 얘기로 돌아와,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산 초입에서 정상 부근까지 쭉 퍼져있기 때문에 전체를 둘러보려면 산을 등반해야 합니다. 산 정상까지는 올라갈 때 편도로 여유롭게 사진을 찍으며 걸어서 2시간 좀 안되는 시간이 걸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는 길 중간중간 자판기와 매점이 있는 휴식 장소가 있고 곳곳에 볼거리들이 숨어있기 때문에 그리 힘들고 지치지는 않았습니다. 왕복 약 3시간 반 정도 동안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교토 여행에서 방문한 곳 중 기후네 신사에 이어 두번째로 좋은 곳이었습니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를 나서서 향한 곳은 교토의 오반자이 전문 식당 Lorimer Kyoto입니다. 전날 구글맵의 메시지 기능을 이용해 늦은 오전 시간에 예약을 했습니다. 다만 후시미 이나리 신사에 너무 오래 있었던 탓에 10분 정도 지각을 하게 되어 죄송하다고 말하며 들어갔습니다. 제가 주문한 것은 반찬 5종과 회 2종이 나오는 메뉴였습니다. 반찬은 실제로는 6종이 나왔는데, 츠케모노는 안 쳐서 5종인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반찬들은 전체적으로 아침식사에 어울리는 건강한 맛입니다. 오반자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맛은 하나도 없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슴슴한 맛이었습니다. 구운 생선은 기름기가 있는 생선이었어서 단조로운 맛에 괜찮은 변화였습니다. 야채요리를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남기지 않고 전부 먹었습니다. 색다른 식사였던 것 같습니다.

 이 식당에서 정말 좋았던 것은 이 회 2종인데, 가다랑어 타다끼도 바다향이 나며 제법 좋았지만, 저 오징어 회가 정말 진한 맛이 나 맛있었습니다. 저 오징어 회 때문에 이 회 2종을 한접시 더 주문해서 먹었고 역시 정말 좋았습니다. 강력하게 추천드리겠습니다.

 카운터에서 식사를 하며 지켜본 결과 콘버터밥 메뉴가 있었는데, 괜찮은 메뉴처럼 보였기에 방문해보시는 분들은 한번 드셔보시면 좋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구글맵에 리뷰를 남기시면 무료 디저트를 제공해주기에 리뷰를 남기고 디저트까지 먹고 나왔습니다. 디저트는 약간의 커피향이 나면서 부드러운 단맛이 나서 괜찮게 먹었습니다. 이 가게 수제는 아니고 고급 디저트 상품을 쓰는 듯 했습니다.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가던 중 우연히 목격한 구형 카마로로 추정되는 차입니다. 당시에도 제가 기억하는 구형 카마로의 뒤통수랑 다름에도 카마로라고 써있길래 사진을 찍어놨는데, 찾아보니 z28 1980 t top이라는 모델이었습니다. 올드 머슬카는 매력이 있습니다. 일본은 다니다보면 이런 올드카들을 한국에서보다 훨씬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방문한 기타노텐만구 앞에는 이런 자동차 행사 홍보물도 있었습니다. 제가 일본에 있을 때 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기타노텐만구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여길 왜 갔었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안에는 여기저기 소소한 볼거리들이 있긴 하지만 특별히 볼게 있는 곳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유독 이 신사가 기억이 흐릿합니다. 여길 간 이유도, 안에서 본 것들도 말입니다. 이번 교토 여행은 가볼만한 곳을 여러 곳 구글 지도에 찍어놓고 가까운 곳으로 가는 방식이었는데, 이 신사는 제 구글 지도에도 저장되어 있지 않습니다.

 다음 목적지인 이마미야 신사에 들어가다가 본 귀여운 나무 작품들입니다.

 이마미야 신사 내부입니다. 금각사, 료안지 등 유명 관광지 근처지만, 특색 있는 곳은 아닌지라 사람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인연 맺기로 유명한 신사라고 하여 방문해봤고, 더 자세히 알아보니 '타마노코시'를 기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타마노코시'는 여성이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자의 신부가 된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래서 여성들이 자주 찾는다고 합니다.

 킨카쿠지(금각사)입니다. 굉장히 유명한 관광지라 사람이 많았습니다. 저 건물의 노란 부분 전체가 전부 금박을 씌운 것이다. 금각사 배경의 녹림과 금각사를 둘러싼 호수의 자연적인 경관과는 굉장히 대비되는 화려한 모양새인데, 사실 신기하다는 감상은 들어도 아름답다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인터넷에서 본 금각사 방화 사건 전의 모습이 더 아름답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금각사에 가시면, 금각사 본건물에는 접근할 수 없고, 호수 근처를 돌며 빙 둘러보는 구조니 주변도 같이 한번씩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금각사에서 나오며 구매한 고기찐빵입니다. 원래 군고구마를 구매하려 했는데, 일본어를 다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대충 새로 굽는데 20분 가량 걸린다고 하는 것 같아 그냥 이쪽으로 구매했습니다. 료안지로 향하면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특별한 맛은 아니고, 무난히 맛있었습니다.

 다음 방문지는 료안지입니다. 료안지의 마스코트는 이 가레산스이 정원인데, 가레산스이는 물을 쓰지 않고, 돌과 모래만을 이용해 자연을 표현하는 양식입니다. 모래를 자세히 보면 가로로 결이 나있는데, 이를 물결로 보아 물을 표현한다고 합니다. 이 정원에는 총 15개의 돌이 놓아져있는데, 어디에서 보아도 그 중 14개만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유명하다고 합니다. 모든 것을 가질 수는 없다라는 뜻이라고 하는데, 안내 책자에는 그런 내용은 적혀있지 않고 정원을 보며 스스로 어떤 뜻을 얻기를 바란다고 쓰여있다는게 인상 깊었습니다. 모래를 보면 모래 알갱이의 색, 빛 등으로 인해 일정한 가로 결이 아닌 다른 결이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감상에서 어떤 의미를 찾아보려다가 머리가 번잡해져 그만두었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고 료안지를 방문하실 분들은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료안지는 저 정원뿐만 아니라 여러 볼거리들이 있고, 생각할 시간도 가지면 좋은 곳이니 넉넉히 시간을 잡고 방문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저는 시간에 좀 쫓기느라 급하게 나와야해서 아쉬웠습니다. 

 다음 방문한 곳은 헤이안 신궁입니다. 폐장 시간을 얼마 남기지 않고 도착해서 시간이 없어 많이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우선 본당이 크고 화려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당장 지붕색만 봐도 뭔가 화사한 느낌이 있습니다.

 사실 헤이안 신궁은 본당보다도 매우 넓은 정원이 더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원이 굉장히 넓은데, 30분 이상 걸리므로 시간 여유를 가지고 방문하시는게 좋겠습니다. 정원이 넓은데도 조각조각에서 느껴지는 소박한 아름다움이 있습니다. 그런 특징 덕분에 사진이 정갈하게 담긴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앞서 말했듯 폐장을 얼마 남기지 않고 정원에 입장해 제대로 구석구석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헤이안 신궁을 나서며 스타벅스에 들러서 주문한 메뉴입니다. 일본 스타벅스 여름 한정 메뉴인 '고호비 멜론 프라푸치노'입니다. 아래에 깔린 멜론 과육이 아주 달콤하니 맛있었습니다. 글을 업로드하는 현재 시점에도 판매중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저녁 먹은 야키니쿠 세븐입니다. 교토역에서 버스 타고 좀 떨어져 있고 관광지 쪽이 아닌 주거지역 쪽이라 모두 현지인들이었습니다(중간에 관광객 한팀 들어오긴 했습니다). 구글에서 1인석을 제공하는 야키니쿠 집을 검색하다가 나온 리스트에서 가장 평이 괜찮은 곳으로 골랐습니다. 

우설 / 하라미 (안창살)
등심 부위 / 호소 (대창 추정)

 1인석은 카운터석이고 바쁘게 돌아가는 주방을 볼 수 있습니다. 방문했을 때 노미호다이가 있는지 물었는데, 점장님이랑 얘기하시더니 안된다고 하신걸로 보아 제가 방문했을 때가 폐점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그러신걸 수도 있으니 좀 일찍 방문하시는 분들은 한번 물어봐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고기는 종류가 다양합니다. 등심 부위라도 마블링에 따라 여러 이름으로 나눠져 있고 우설도 세세한 부위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호르몬도 다양하게 나뉘어져 있습니다. 저는 등심 부위와 안심 부위, 갈비, 우설, 호르몬 등 다양하게 주문해서 먹었고, 생맥주와 함께 했습니다. 우선 고기는 한접시에 기본 800~900엔 정도하고, 상급 부위는 1,200엔 정도, 호르몬은 좀 더 저렴하게 가격대가 설정되어 있습니다. 고기 품질은 좋다고 느껴졌습니다. 제가 일본에 방문하면 주로 야키니쿠 타베호다이 식당으로 방문했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느껴지는게 있기는 하겠지만, 과거 도쿄에서 방문했던 야키니쿠 맛집보다 저렴하면서 비슷하게 혹은 더 맛있었습니다. 구글 리뷰에서도 비슷한 가격대의 식당들보다 한 단계 좋은 고기 같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저는 총 9접시 정도를 주문해서 먹었고 그 외에도 돌솥비빔밥과 생맥주 2잔까지 해서 총 9,000엔 정도가 나왔습니다. 저는 이날 이른 점심을 먹고 늦은 시간까지 밥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9접시나 주문한거지, 9접시를 주문하시면 고기만 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이니 보통이라면 이 정도까지 비용이 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영어 메뉴판이 있고 직원분들이 번역기까지 써서 대화해주실 정도로 매우 친절하셔서 현지인이 많은 식당이어도 주문에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다시 교토역으로 돌아와 이세탄 백화점 지하에 위치한 식품관에 방문했습니다. 폐점시간 가까이 방문하면 할인하는 식품들이 있어서 여기서 스시와 사시미, 돈까스 도시락과 모찌(딸기 모찌, 밤 모찌)를 구매했습니다.


4일차

 

 교토에서의 마지막 날이 밝았습니다. 오후 6시 반 출발 비행기에 타야해서 교토에 약 3~4시까지 있을 수 있었습니다.

 아침은 전날 식품관 마트에서 구매해놓은 스시와 사시미입니다. 각각 할인 받아 1200엔, 800엔 정도였습니다. 맛은 매우 훌륭했습니다. 우리나라 마트 초밥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사시미도 매우 맛있게 먹었습니다. 아주 최고의 맛은 아니지만 스시와 사시미 모두 가격을 생각하면 가성비는 최고인 것 같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호텔에서 11시쯤 체크아웃 한 후, 프론트에 가방을 맡기고 호텔을 나섰습니다.

 전날 이세탄 백화점 식품관에서 구매한 딸기 모찌와 밤 모찌입니다. 둘 다 쫀득한 식감에 상큼한 딸기와 고소한 밤의 맛이 좋았습니다. 전날 먹었어야 하는 걸 잠들어버려 뒤늦게 꺼내먹는거라 좀 너무 녹아 아쉬웠으니 글을 읽으시는 분은 반드시 구매처에서 안내하는 시간에 드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지쇼지입니다. 한국에서는 긴카쿠지(은각사)라는 이름이 더 유명할 것 같습니다.

 삿포로에서도 그랬는데, 교토에서도 마지막 날이 되니 우중충했던 날씨가 풀렸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쇼지의 정원이 굉장히 아름답게 느껴졌습니다. 전날 지쇼지에서 본 가레산스이 정원과 비슷하면서 더 넓고 약간 더 밝은 인상을 주는 정원이었습니다. 금각사가 실제로 금박을 입힌 건물이기 때문에 지쇼지(은각사)도 그런 건물이 있나? 싶었지만 그런 건물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금각사의 금박 입힌 건물에 실망했던 저로서는 지쇼지(은각사)를 금각사보다 추천하겠습니다. 수수한 아름다움이 있는 정원이었습니다.

 지쇼지에서 나오면서 근처 철학의 길을 잠시 걸었습니다. 철학의 길은 특별한 곳은 아니고 그저 작은 강을 따라 나 있는 아름다운 산책로입니다. 지쇼지를 가실 분들은 가보시면 좋겠지만, 굳이 철학의 길을 보려고 따로 이쪽을 올 필요는 없는 곳입니다.

 지쇼지에서 호텔로 복귀하며 방문한 비사이드 라벨입니다. 각종 오리지널 디자인의 스티커를 판매하는 가게입니다. 제가 휴대폰 케이스에 스티커를 넣어놓는 것을 좋아해 스티커를 좀 몇장 사려고 방문했는데, 마음에 드는 디자인의 스티커가 많고, 주위에 기념품으로 나눠줄겸 한참 바구니에 담았더니 스티커만 샀는데 5,000엔이 넘게 나와버렸습니다. 작은 스티커도 한장당 한화로 2000원씩 하니 저처럼 충동구매 안하시게 주의하셔야겠습니다.

 호텔에서 짐을 찾아 교토역에 하루카 특급열차를 타러 왔습니다. 국내 사이트에서 미리 예약하면 지정석 발권을 무료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추천드립니다. 하루카 특급열차 발권하는 줄이 매우 길기 때문에 생각하는 열차 시간에 여유를 두고 교토역에 가셔야 합니다. 저는 이 사실을 모르고 빠듯하게 교토역에 도착해 결국 한타임 늦은 열차를 타야 했습니다.

 하루카를 타고 이동하며 점심으로 먹은 돈까스 도시락입니다. 전날 이세탄 백화점 식품관에서 구입한 것으로 900엔이었습니다. 전날 구매해 놓은거라 돈까스는 눅눅하고 밥은 얼려놨던거라 딱딱했지만 열차를 타고 가며 먹으니 특별한 감성이 있었습니다. 맛 자체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여기에 구운 연어가 들어간 오니기리도 먹었는데 사진을 찍어놓질 않아서 아쉽습니다.

 간사이 공항입니다. 보통 공항에 2시간 정도의 여유를 두고 도착해야 안심하는 편인데, 상술했듯이 하루카를 한 타임 늦게 타버려 촉박하게 도착했습니다. 부리나케 수화물 접수하고 터미널로 달렸습니다만, 막상 도착하니 비행기가 살짝 지연이 되어 시간이 생겼습니다. 공항에서 친구들한테 부탁받은 곤약 젤리를 좀 구매하고 휴식을 취하다가 비행기에 탑승하여 귀국했습니다.

 즐거운 7박 8일 간의 삿포로+교토 여행의 끝입니다.

 


정리

 

 늘 오사카 곁다리로만 방문하던 교토를 진득하게 돌아보고자 했던 당초 교토 여행의 목적을 훌륭하게 완수한, 내실이 있는 여행이었습니다. 또 비수기에 방문했기 때문에 아쉬웠던 삿포로와는 달리 비수기에 방문했기 때문에 더 좋았던 교토였습니다. 이번 여행 7박 8일 중 4박 5일을 삿포로에서 지냈지만, 차라리 교토 일정을 늘리는 것이 나았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교토 여행은 보고 느낀 것이 많았습니다. 아라시야마나 미부데라, 히무카이 대신궁 등 가려고 점 찍어두었지만 방문 못한 곳이 여럿이라 다음에 다시 한번 방문하고자 하는 열망도 생겼습니다. 일본의 감수성과 이미지를 진하게 느낄 수 있었던,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